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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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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행동의 진화] 텃세의 진화
 묘원혁  | 2020·11·29 12:55 | HIT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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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픽사베이 제공    언제부터 사람들이 땅에 금을 긋고 ‘내 땅, 네 땅’을 나누기 시작했을까? 부동산 등기제도가 언제 생긴 지는 모르겠지만, 땅에 관한 소유권을 주장한 시기는 아주 먼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간이 인간이기 이전, 아니 생물이 처음 등장하던 시기다. 사실 세포막의 원형이 생기던 시절부터다. 세포막의 기능은 세포의 안과 밖을 구분하는 것이다. ‘이 얇은 막의 안쪽은 내 것’이라고 주장하던 세포가 원시 바다를 헤엄치던 때부터, 우리는 자신의 영역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신의 영역 안으로 허락 없이 들어온 녀석을 쫓아냈다. 텃세의 기원이다.
      
      여기는 내 땅이다
      
      유리 안드레예비치 지바고가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그의 저택에는 여러 사람이 집주인 허락 없이 자리를 잡고 살고 있었다. 혁명정부가 대신 허락해준 것이다. 지바고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소설 《닥터 지바고》의 한 장면이다. 배경은 다르지만, 소설 《오싱》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다. 태평양 전쟁 패망 후, 혼란한 상황에서 두 가족이 한 집을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지금이야 등기부 등본을 보면, 땅의 소유주가 누구인지 금방 알 수 있다. 하지만 만약 등기소가 모두 불타버린다면? 그래도 괜찮다. 각자 자신의 집문서, 땅문서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문서 따위는 개의치 않고 ‘외적’이 쳐들어온다면? 무작정 안방으로 들어와서 ‘오늘부터 여기가 내 집이다’라고 우길 수도 있을까?
      
    텃세란 세력권을 뜻한다. 자신의 영역에 들어오면 즉시 달려가서 싸움을 벌인다. 같은 종이면 서로 협력해야 할 것 같지만, 정반대다. 다른 종에는 텃세를 잘 부리지 않는다. 성도 가린다. 종종 이성에게는 텃세를 부리지 않고 관대하다. 오히려 유혹하기도 한다. 그러나 동성끼리는 아니다. 같은 땅을 공유할 수 없다.
      
    영토란 먹이와 짝짓기, 포식자 회피, 양육을 위한 공간이다. 자신의 터를 선선히 다른 이에게 내주는 이는 아마 짝을 얻을 기회를 잃고, 필경 자식도 남기지 못했을 것이다. 맹렬하게 자신의 땅을 쟁취하고, 외부인의 침입을 막던 조상의 후손이 우리다.
      
    등기소가 불타고 집문서가 사라지면, 사람들은 몽둥이를 들고 땅을 지킬 것이다. 동물의 세계에서 텃세 다툼은 종종 죽음에 이르는 치열한 싸움이 되곤 하는데, 아마 인류의 조상도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의 터를 지키려는 까마귀의 싸움과 국토를 수호하려는 군인의 마음은 본질적으로 같다.
      
      텃세의 경계
      
      물론 텃세를 부리지 않는 종도 있다. 일정한 장소에 머무르지만 다른 개체가 들어와도 본체만체하는 경우도 있다. '행동권'만 있는 경우다. 아예 이주를 끊임없이 지속하면서 ‘우연이 아니라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 종도 있다. 노마드(유목민)다.
      
    하지만 많은 종은 특수한 영역을 정해두고, 침입자를 적극적으로 방어한다. 좁은 영역을 세력권으로 지키면서, 그보다 넓은 영역은 행동권으로 구분하는 종도 있다. 세력권은 우리 집, 행동권은 우리 마을 정도라고 할까?
      
    이런 현상은 척추동물에서 흔히 나타난다. 척추동물 모든 강에서 나타나며, 무척추동물 중에서도 게나 거미, 곤충 등에서 나타난다. 특히 개미의 영토 수호 의지는 정말 경이로운데, 텃세를 위해 특별하게 만들어진 병정개미가 진화하기도 했다. 개미 집단의 세력권은 종종 수천 킬로미터에 이르기도 한다.
      
    인간의 세력권 경계는 다양한 층위를 이룬다. 개인이라면 자신의 방이다. 가족이라면 자신의 집이다. 이렇게 부족과 마을, 국가로 텃세의 경계가 넓어진다. 그 경계에는 방문이든, 대문이든, 철조망이든 분명한 구획이 지어진다. 남의 세력권에 허락 없이 들어가면 흔히 공격 행동이 일어나는데, 대개는 침입한 사람에게 잘못을 묻는다. 인간 사회의 법과 제도 중 상당수는 텃세에 관한 세세한 규칙이고, 경찰과 군대는 그러한 텃세를 공식적으로 유지하는 병정개미다.
      
      텃세와 전쟁
      
      텃세를 부리는 것은 아무래도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한 번쯤은 텃세를 경험한 적이 있을 텐데, 그리 유쾌했던 적은 없을 것이다. 모두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고, 다 같이 두 팔 벌려 환영해주는 세상이라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그러나 아무에게나 안방을 내주지 않듯이, 텃세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인간 사회에서 텃세란 종종 ‘합의 이상의 세력권 행동’으로 규정된다. 길거리 요지에서 노점을 할 권리나 한여름 계곡에서 자릿세를 요구하는 행동이 부당한 이유다. 그러나 돈을 주고 산 자신의 땅에서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합의된 텃세다.
      
    세력권을 독점하는 텃세는 아주 비용이 많이 드는 행동이다. 세력권 방어 비용이 세력권을 유지해서 얻는 이득을 초과해야만 텃세 행동이 진화할 수 있다. 만약 세력권을 통해 얻는 이득이 막대하다면, 다른 개체의 세력권을 추가로 얻으려고 할 수도 있다. 전쟁의 기원이다.
      
    침팬지는 종종 인간 사회의 전쟁에 준하는 폭력적 행동을 벌이는데, 목적은 영토 확장이다. 세력권을 넓히는 것이다. 살해와 강간이 이어진다. 원시 인류의 전쟁도 크게 다르지 않다. 조상의 땅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치는 전사의 구호는 ‘우리 땅과 우리 딸을 지키자’였다. 침팬지 전쟁은 수년 이상 지속하고, 상시적인 국경 순찰이 지속된다. 종종 한쪽이 다른 쪽을 절멸시킬 때까지 지속한다. 인간의 전쟁도 흔히 그렇다.
      
      세력권 빌려주기
      
      앞서 말한 대로 세력권 유지는 아주 비용이 많이 든다. 그래서 종종 세력권의 소유자는 자신의 세력권을 독점하기보다는 ‘공유’하려고 한다. 아니, 다른 개체와 공유하면 그게 무슨 ‘텃세’란 말인가? 그러나 세력권을 공유하는 경우에도 분명 ‘소유권’은 특정 개체에 존재한다.
      
    검은턱할미새는 흔히 다른 새가 자신의 세력권에 들어오는 것을 허락한다. 먹이가 풍부하면, 혼자 모든 먹이를 다 먹을 수 없기 때문이다. 차라리 ‘위성’ 개체의 침입을 허락하고, 세력권을 같이 방어하는 편이 유리하다. 이들은 터를 같이 쓴다. 그리고 같이 지킨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
      
    그러나 먹이가 줄어들면 갑자기 분위기가 바뀐다. 위성 개체는 세력권이 없다. 어제까지 사이좋게 지내던 ‘주인과 손님’의 관계가 냉랭해진다. 세력권을 소유한 개체는 위성 개체를 밖으로 내쫓는다. 닉 데이비스의 연구에 의하면, 세력권 공유는 부수적 상리공생의 결과에 따른 현상이다. 확실한 이득이 존재해야 공유가 일어난다.
      
    전세나 월세라는 경제적 현상도 일종의 세력권 빌려주기다. 예전에는 한 지붕 밑에서 여러 가족이 같이 사는 일이 적지 않았다. 화장실이나 부엌, 마당은 집주인과 세입자가 같이 썼다. 도둑이 들면 공동으로 집을 지키고, 겨울이 되면 김장도 같이 했다. 세력권 방어와 먹이 취득 행동을 공동으로 하는 것이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집주인과 세입자다. 상황이 안 좋아지면 짐 싸서 나가야 하는 쪽이 누군지는 분명하다.
      
      세력권으로서의 부동산
      
      집은 사는 곳이 아니라, 사는 곳이다. 한때 유행했던 말이다. 좁은 국토를 나누어 쓰자는 것이다. 다들 부동산을 소유하려고 하니까 아파트 값만 오르고 점점 사는 것이 팍팍해진다는 주장이다. 이상적이다. 하지만 불가능하다. 단칸방이라고 해도 ‘자신만의 세력권’을 가지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세력권의 조정 과정에는 격렬한 세력권 행동이 나타난다. 텃세다. 지키는 자와 새로 가지려는 자 사이의 싸움이다. 싸움은 일방적이기 어렵다. 양쪽 모두 손해다. 세력권 사이에 이른바 세력권 분계가 생긴다. 아무도 살지 않는 일종의 비무장지대(DMZ)이다. 세력권 공유는 좀처럼 일어날 수 없다. 자연의 세계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란 원칙으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다. 텃세 격화로 인해서 아무도 살지 않는 세력권 분계가 생기는 것은 슬픈 일이다.
      
    세력권은 단지 힘으로만 지배되는 엄혹한 자연의 질서가 아니다. 미국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 주디 스탬프스 교수에 따르면 세력권은 개체의 체구 등 전투 능력 외에도 선점권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먼저 터를 잡은 자의 이득(prior residency advantage)’다. 인간 사회의 소유권도 이런 기준을 따른다. 아무리 돈이 많은 사람이라고 해도, 집주인에게 매각을 강요할 수 없다. 워렌 버핏이 전 재산과 바꾸자고 해도, 집주인이 안 팔겠다면 그만이다.
      
    인간의 역사는 터를 둘러싼 끝없는 싸움의 기록이다. 먼저 터를 잡은 자의 선점권이 다른 종류의 영향력과 충돌할 때 격렬한 점화 반응이 일어났다. 역사책은 그때마다 점점 두꺼워졌다.
      
      텃세가 없는 세상
      
      인간 사회에서는 텃세가 주로 ‘불법적인 세력권 행동’를 지칭한다. 그러나 자연의 세계에는 불법과 위법이 없다. 텃세는 자연스러운 행동 전략이다. 사실 인간도 텃세를 폭넓게 인정한다. 민법에 규정된 세세한 규정은 텃세를 둘러싼 권리 관계를 명확하게 하고, 법의 테두리 내에서 정돈된 세력권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법은 권리 위에 잠자는 자를 보호하지 않는다’는 민법의 원칙은 ‘텃세를 부리지 않는 개체는 터를 포기하는 것이다’라는 생태학적 원칙과 동일하다.
      
    하지만 아파트값이 너무나도 비싸다. 혹시 선점권을 너무 과도하게 보호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는 인간이니까 이제 새로운 공유의 원칙을 세울 수도 있을까?
      
    안타까운 말이지만, 성공하기 어렵다. 우리는 동물과 신의 중간에 있는 반신반수의 존재가 아니다. 그냥 동물이다. 인간만은 자연의 법칙을 거스를 수 있다는 식의 오만함은 늘 거대한 비극으로 이어졌다. 인간 행동의 진화적 기원을 인정해야만 한다.
      
    혹시 자연의 세계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까? 놀랍게도 자연스럽게 텃세가 사라지는 경우가 있다. 개체의 수가 적고, 전체 환경의 조건이 양호할 경우다. 살 곳이 넘쳐나는데, 굳이 내 땅을 지키겠다고 해봐야 이득이 없는 것이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환경이 열악해서, 텃세를 부려도 얻는 것이 없는 경우다. 황무지에 철조망을 쳐봐야 철조망값만 아깝다. 구석기 인류의 고고학적 흔적에는 세력권 행동이 유난히 적게 관찰되는데, 아마 이런 생태학적 조건이 원인이었을 것이다.
      
    인위적으로 세력권을 유지하는 비용을 높이면 어떻게 될까? 예를 들어 세금을 왕창 물려서 기존의 세력권을 포기하게 만드는 것이다. 개체군 밀도가 높아져서 침입자가 늘어나는 경우다. 터의 주인이 수시로 바뀌는 현상이 생긴다. 새롭게 터를 얻은 개체의 행운도 오래 가지 못한다. 선점권이 약해지면, 세력권을 둘러싼 경쟁이 점점 치열해진다. 짝짓기 기회나 먹이가 부족할 때 일어나는 현상이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소속 사진가들이 좋아할 만한 역동적인 현상이 많이 벌어진다. 하지만 분명 평화로운 세상은 아니다.
      
      ※필자소개
      박한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신경인류학자. 서울대 인류학과에서 진화인류학 및 진화의학을 강의하며, 정신장애의 진화적 원인을 연구하고 있다. 동아사이언스에 '내 마음은 왜 이럴까' '인류와 질병'을 연재했다.  번역서로 《행복의 역습》, 《여성의 진화》, 《진화와 인간행동》를 옮겼고, 《재난과 정신건강》, 《정신과 사용설명서》, 《내가 우울한 건 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때문이야》, 《마음으로부터 일곱 발자국》, 《행동과학》, 《포스트 코로나 사회》를 썼다.

    [박한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신경인류학자 parkhanson@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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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본준 LG그룹 고문은 지난 26일 열린 ㈜LG 이사회 의결에 따라 신규 지주회사를 설립해 독립 경영에 나선다. /더팩트 DB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이성락·윤정원·문수연·이한림·최수진·정소양·이민주·한예주·박경현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한국타이어 오너 일가 '경영권 분쟁' 장기화 전망

    [더팩트ㅣ정리=이한림 기자] -한 해의 마지막 달을 앞두고 경제계 주요 그룹들의 연말 인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를 평가하고 내년을 위한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인 만큼 성과 중심의 인적 쇄신 인사 기조가 이어지면서 누군가에게는 겨울 칼바람이 매섭기만 한데요. 반면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계기로 작용하는 모양입니다.

    -올 연말 경제계 인사에선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숙부 구본준 고문의 '홀로서기'부터 남매간 경영권 분쟁 구도를 이루고 있는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의 대표이사 선임과 차기 은행연합회장으로 내정된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이야기들이 관심을 모았는데요. 이외에도 유통가를 불안감에 떨게 했던 랜섬웨어 공격에 대한 뒷이야기도 들어보겠습니다.

    ◆ '홀로서기' LG 구본준, 재계 판도 변화 주도할까…새로운 그룹명도 관심

    -먼저 재계 소식을 들어보겠습니다. 주요 대기업들의 임원인사 결과와 함께 LG그룹을 둘러싼 계열분리 소식이 지난 한 주 큰 주목을 받았죠.

    -맞습니다. LG그룹 지주사 ㈜LG는 지난 26일 이사회를 열고 LG상사, 실리콘웍스, LG하우시스, LG MMA 등 4개 자회사 출자 부문을 분할해 신규 지주법인 '㈜LG신설지주(가칭)'를 설립하는 분할 계획을 결의했다고 발표했는데요.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숙부인 구본준 고문이 계열분리를 공식화한 것입니다.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 안이 통과되면 구본준 고문은 5월부터 신설지주사의 대표를 맡아 '독립 경영'에 나서는데요. 앞으로 지분 매각이나 교환까지 이뤄지면 LG그룹에서 떨어져 나온 새로운 그룹이 또 한 번 탄생하는 것이죠.

    -장자 승계 전통을 잇기 위해 구본준 고문이 독립하는 모습이네요?

    -그동안 LG그룹은 '형제 경영'으로 유명했는데요. 선대 회장이 별세하면 경영권 분쟁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 장남이 그룹 경영을 이어받는 동시에 경영에 참여해왔던 선대회장 형제들은 계열 분리 또는 창업을 통해 각자 그룹을 형성, 독립 경영을 이어나가는 방식입니다. LIG, GS(창업회장과 동업 관계), LS, 아워홈, 희성그룹 등이 대표적이죠. LG그룹은 오랜 기간 불협화음 없이 이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이번 계열분리로 재계 서열에는 변동이 없을까요?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난 5월 기준 LG그룹의 자산총액은 137조 원(4위)입니다. 5위 롯데그룹(121조5000억 원)과 15조 원가량 차이가 벌어져 있죠. 전문가들은 계열분리 이후에도 LG그룹이 4위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계열분리 대상 회사를 떼어내도 자산총액 약 130조 원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LG그룹은 분할 후 존속·신설 지주회사가 각 주력 사업에 역량 및 자원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이러한 경영 관리 고도화를 통해 수익성, 안정성, 성장성을 제고함으로써 기업 가치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LG는 핵심 사업인 전자(가전, 디스플레이, 자동차 전장), 화학(석유화학, 배터리, 바이오), 통신서비스(5G, IT)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할 방침입니다. LG그룹 관계자는 "향후 계열분리 추진 시 그룹의 지배구조를 보다 단순하게 하면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 완화 방향에도 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죠.

    -구본준 고문의 새 그룹명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LG그룹은 이와 관련해 정해진 게 없다는 입장인데요. 다만 이전 계열분리 사례를 고려했을 때 알파벳 'L'을 활용해 그룹명을 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사업 비전과 관련해 아예 새로운 그룹명을 제시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는데요. 실현 가능성이 큰 그룹명 후보군은 계열분리안 처리를 앞둔 내년 초 언급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청업체로부터 수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은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이 지난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심 선고공판을 마치고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덕인 기자

    ◆ 조희경 성년후견 직후 그룹 대표 오른 조현범…한국타이어 남매 간 '경영권 분쟁' 장기화 조짐

    -연일 화두가 되고 있는 한국테크놀로지그룹(옛 한국타이어)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총수인 조양래 회장 밑으로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 차녀 조희원 씨, 장남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 차남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이 있는데요. 이중 차남 대 삼 남매 구도의 후계 경영권 분쟁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고요?

    -네. 올해 6월 조양래 회장이 보유한 그룹 지분을 조현범 사장이 블록딜 형태로 매수하면서 사실상 그룹 후계 구도가 차남 승계로 결정됐다고 보는 시각이 있는데요. 다만 장녀 조희경 이사장이 이같은 승계가 부친의 자발적 의사가 아니라는 주장을 펼치며 법적으로 후견인을 지정해주는 재판인 성년후견 개시 심판을 신청했습니다. 차녀인 조희원 씨와 장남 조현식 부회장이 모두 조희경 이사장 측에 합류하면서 차남 대 삼 남매 구도의 경영권 분쟁이 시작됐고요.

    -이 와중에 조현범 사장의 최근 행보도 눈에 띄고 있습니다. 조현범 사장은 조희경 이사장의 성년후견 개시 심판 첫 번째 면접조사기일이 있던 바로 다음 날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대표이사에 올랐는데요. 기존 조현식 부회장 단독 대표이사 체제에서 조현식·조현범 각자 대표 체제로 변경된 형태입니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조현범 사장이 기존 업무와 달라진 것은 아니며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는데요. 다만 업계에서는 형인 조현식 부회장 단독 대표이사 체제에서 조현식·조현범 각자 대표 체제로 바뀌었기 때문에 조현범 사장에게 더욱 힘이 실린 인사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조현범 사장이 본격적으로 경영권 승계 구도를 굳히려는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고요.

    -그렇군요. 조현범 사장이 그룹을 장악하기 시작했다면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조희경 이사장 측의 향후 행보도 관심을 모으겠습니다.

    -네. 조희경 이사장 측은 이번 인사에 대해 더욱 반발할 여지가 높은데요. 조현범 사장이 배임·횡령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을 때에도 부도덕한 비리와 잘못된 경영판단으로 그룹의 수익과 가치가 하락시키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본인이 청구한 성년후견 개시 심판은 빠른 시일 내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관계인과 참가인이 모두 남매라는 점에서 한 명 한 명 재판부에 출석해 가사조사를 받아야 하는 기간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되고요.

    -특히 사건본인인 조양래 회장의 법정 출석 여부도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1937년생인 조양래 회장은 내년이면 85세가 되는 고령이지만 여전히 회장직을 지키면서 경영 활동을 이어가고 있고요. 다만 둘째 아들에게 지분을 물려준 것과 별개로도 최근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외부 활동을 자제하는 모습입니다. 이에 조양래 회장 본인이 직접 법정에 출석해 자신의 건강 상태가 양호하다는 것을 재판부에 알릴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재계 후계 경영을 둘러싼 성년후견 개시 심판의 과거 사례를 보면 故(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성년후견 개시 심판이 대법원 판결까지 무려 1년 6개월 이상이 걸리기도 했는데요.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성년 후견 개시 심판도 양측의 입장이 확연히 엇갈리고 있는 만큼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보이네요. 향후 한국타이어 남매간 경영권 분쟁에 대한 전개가 어떻게 진행될 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은행연합회는 27일 사원총회를 열고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차기 은행연합회장 후보로 선임했다. /더팩트 DB

    ◆ 차기 은행연합회장에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신의 한 수' 평가 이유는?

    -이번에는 금융권 소식을 들어볼까요.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은행연합회장으로 선임됐습니다. 이제는 전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되겠군요.

    -네. 은행연합회는 27일 사원총회를 열고 김광수 회장의 선임안을 공식 의결했습니다.

    -12월 1일부터는 김광수 내정자가 은행연합회장직을 수행하겠네요. 다만 김광수 회장의 은행연합회장직 선임을 두고 금융권에서는 '신의 한 수'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요?

    -그렇습니다. 은행업 자체가 규제산업인 데다가 코로나19 등으로 금융권의 역할이 더 중요해지면서 업계는 줄곧 은행의 입장을 정·관계에 대변해 줄 힘 있는 '관료' 출신의 인사를 원했습니다.

    -관료 출신 인사에게는 항상 '관피아' 논란이 이어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광수 회장은 어떤가요?

    -김광수 회장 역시 정통 금융 관료 출신이 맞는데요. 다만 정·관계 인사의 민간협회 직행에서는 자유로운 상황입니다. 지난 1983년 제27회 행정고시에 합격하며 공직에 입문한 김광수 회장은 금융감독위원회 은행감독과장, 재정경제부 국세조세과장과 금융정책과장,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을 맡았으며 금융위원회에서 금융서비스국장과 금융정보분석원장 등을 역임했는데요. 2013년 금융정보분석원장을 끝으로 관직을 떠난 후 법무법인 율촌 고문,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외이사, NH농협금융지주 회장 등을 역임하며 민간에서 경험을 쌓았습니다.

    -민간 금융권보다 관료 사회에서 일한 경험이 훨씬 더 많기에 논란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명분은 챙긴 셈이군요.

    -네. 그 뿐만 아니라 김광수 회장은 특정 지역출신 논란도 해소했는데요. 광주일고를 졸업한 호남 출신인 김광수 회장은 '부금회(부산 출신 금융인 모임)'의 기관장 독식 우려를 불식했습니다. 최근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돼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도규상 전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이 대표적인 부산 출신 인사입니다.

    -그렇군요. '관피아' 논란을 절묘하게 피하면서도 굵직한 관료 출신 인사를 회장으로 영입하는 실리를 모두 챙기게 된 것으로 보이네요.

    이랜드그룹이 지난 22일 새벽 해외 소재로 추정되는 유포자로부터 랜섬웨어 공격을 받아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뉴시스

    ◆ 이랜드그룹, 랜섬웨어 피해···대기업 불안감 증폭

    -마지막으로 유통업계 이야기를 들어볼게요. 이랜드그룹이 랜섬웨어 공격을 받아 NC백화점 등 자사 오프라인 매장 일부 운영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고요?

    -네. 이랜드그룹 사내 네트워크 시스템이 지난 22일 새벽 랜섬웨어 공격을 받았는데요. 이로 인해 NC백화점과 뉴코아아울렛의 점포 50여 개 중 23개의 정상 영업이 어려워져 휴점하거나 부분 영업을 했습니다.

    -운영에 차질이 생기면서 수십억 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랜드그룹은 어떤 조치를 취했나요?

    -이랜드그룹은 지난 23일 경찰에 신고해 수사를 의뢰하고 전담팀(TFT)을 구성했습니다.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계 부서 및 수사기관과 협력해 보안을 강화한다는 방침이고요.

    -랜섬웨어 유포자는 해외 소재로 추정된다고 하는데요. 해커 집단이 대기업 서버 공격을 한 데는 이유가 있었을 것 같습니다.

    -네. 금전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이랜드그룹은 랜섬웨어 유포자로부터 지속적인 협박 및 금전 요구 등이 있었다고 밝혔는데요. 다만 범죄 집단에 금전을 지불하고 사이버 테러 사태를 해결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판단해 협상을 거절했다고 합니다. 또 유포자 측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카드 정보 혹은 고객 중요 정보 등은 이번 공격과 무관한 다른 서버에서 암호화 해 관리하기 때문에 유출되지 않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입니다.

    -고객 정보 유출이 없다니 다행인데요. 또 다른 피해는 어느 정도였나요?

    -내부 인트라넷 및 결제 시스템 관련 서버가 이번 사태로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에 이랜드그룹 측은 서버를 차단시키고 내부 업무 및 결제 시스템 복구에 나섰는데요. 복구에 시일이 소요되고 있는 만큼 직원들도 업무 관련 불편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이에 최종양 이랜드그룹 부회장이 27일 임직원에게 메일을 보내기도 했는데요. 최 부회장은 "랜섬웨어 테러로 인해 누구보다도 직원분들이 현장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계신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어려운 상황 중에도 최선을 다해주시는 직원분들의 노고에 깊이 감사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렇군요. 대기업 서버가 공격을 받은 만큼 업계에서도 불안감이 커졌을 것 같은데요. 업계 분위기는 어떤가요?

    -업계에서도 우려가 큰 상황입니다.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비교적 서버 관리가 취약한 중소기업이 랜섬웨어의 공격을 받은 사례가 꽤 빈번하게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백화점과 아웃렛 매장이 중단된 것은 이례적인 일인데요. 이번 사태로 인해 유통 대기업들이 서버 보안에 더욱 신경 쓰고 있다고 합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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